2025. 8. 4. 18:20ㆍ도서리뷰
1.기본정보
제목 : 퀴어
저자 : 윌리엄 버로스
출판 : 펭귄클래식코리아
출판일 : 2009년 12월 21일
- 영화 "퀴어"의 원작 소설 입니다.
- 작가의 데뷔 소설 Junkie (1953)와 비슷한 시기에 쓰였지만, 1985년에야 출간되었습니다.
- 책의 서문은 작가의 자전적 고백으로 작가가 된 계기로 시작됩니다.
- 영화보다 더 간결하고, 혼란하지만 그래서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2.감상평
영화 "퀴어"를 보고 난 뒤, 자연스럽게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로 윌리엄 S. 버로스의 [퀴어] 읽게 되었습니다. 생소한 이름의 작가였지만 작가의 약력을 검색해 보니, 그 누구보다 기구한 삶을 살았던 작가였습니다. 평생을 마약과 함께했고, 부인을 실수로 총으로 쏴 죽게 만든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긴 시간 동안 여러 나라를 떠돌며 책을 쓰고, 비트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게 됩니다. 영화에도 출연하고, 예술가들과 협업도 하며 굉장히 독특한 궤적을 그리다가 199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본인의 경험이 가득 담긴 그의 두 번째 책이자 자전적 책이라고 할 수 있는 [퀴어]는 작가 그 자체 같았습니다.주인공의 이름마저, 작가의 필명인 윌리엄 리였습니다.
책은 한 남자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실수로 총으로 쏘아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충격적인 현실 앞에서 남자는 소설을 써내려 갑니다.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아픈마음과 자신의 죄의식, 괴로움 외로움을 쏟아내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 같았습니다.
얇은 두께의 이 책은 내내 주인공 윌리엄 리의 주저리주저리 한 독백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말들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꽤나 날것이었고 묘하게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는 젊고 아름다운 유진 알러튼에게 끊임없이 구애하며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보입니다. 거절당하면서도 매달리고, 무심한 반응에도 끝없이 관심을 주는 모습이 영화 속에서처럼 참 애처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단,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누군가를 꼭 붙잡고 싶은 절실함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였습니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책에서는 더 날것으로, 혹은 더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었고요. 반대로 영화가 더 감각적으로 표현한 부분들도 있어서 두 작품을 함께 감상하니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영화감독이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 책은 버로스의 데뷔작 [Junkie]와 비슷한 시기인 1950년대 초반에 쓰였지만, 정식 출간은 한참 뒤인 1985년에야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어쩌면 잊히고 묻힐 뻔했던 이 작품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다시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된 셈입니다.
작가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그리고 한 인간의 다짐과도 같았던 그 출발점이 바로 이 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봐도 파격적이고, 어쩌면 난해할 수 있는 [퀴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읽는 맛이 있고 신선함이 가득한 책임이 틀림없었습니다.
'도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급쟁이 건물주로 은퇴하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B-9♦️ (37) | 2025.07.22 |
---|---|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나를 위해 2시간을 쓰자 ♦️B-10♦️ (55) | 2025.07.16 |
마당을 나온 암탉, 마당을 벗어나는 것에 대하여...♦️B-11♦️ (7) | 2025.07.06 |
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동화처럼 우화처럼 들려주는 돈의 가치 ♦️B-12♦️ (12) | 2025.06.24 |
벤저민 그레이엄의 13가지 부자 수업,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는 법♦️B-13♦️ (16) | 2025.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