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7. 09:00ㆍ영화리뷰/1.극장에서
1.기본 정보
개봉일 : 2025년 06월 4일 (대한민국 재개봉)
1984년 09월 19일 (미국) / 1985년 11월 23일 (대한민국)
감독 : 밀로스 포만
출현 : F. 머레이 아브라함, 톰 헐스, 엘리자베스 베리지, 사이먼 캘로, 로이 도트리스, 크리스틴 에버솔, 제프리 존
국가 : 미국
- 1984년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는 화려한 영상과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 리마스터링 상영은 극장판으로 상영이 되었습니다. (삭제된 부분이 포함된 감독판이 따로 있습니다.)
- 모차르트의 음악을 대형 스크린의 음향시설로 듣는 것 만으로 만족도 높은 영화입니다.
- 두배우의 팽팽한 연기력이 영화를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살리에리 F. 머레이 아브라함이 수상하였습니다.
- 살리에리도 안타깝지만, 이번에 다시 보면서 모차르트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줄거리
정신병동 내 요양시설. 자살을 시도한 한 노인을 찾아 신부가 찾아옵니다. 그는 노인에게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묻고,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으라고 권합니다. 그러자 노인은 자신이 한때 궁중 음악가였다고 밝히며, 피아노 앞에 앉아 조용히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신부에게 이 곡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신부는 처음 듣는 곡이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노인이 다시 연주를 시작하자, 신부는 곧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며 익숙한 곡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 곡을 작곡한 사람이 노인이냐고 묻고, 노인은 그것이 모차르트의 작품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고는 조용히 입을 엽니다. 자신이 바로 모차르트를 죽게 만든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신에게서 천재를 알아보는 눈만 받았다고 느꼈던 살리에리. 그리고 신의 총애를 받아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과 비극적인 인연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3.감상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1985년 국내에 처음 개봉했던 영화 아마데우스가 이번에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했습니다. 어린 시절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던 작품이라, 이 반가운 소식에 극장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서 TV로 보던 그 영화를 이제는 커다란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컸습니다.
무려 40년 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리마스터링을 통해 영상은 놀라울 만큼 매끄럽고 생생하게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영화 속 화려한 의상과 무대 공연 장면들은 지금 봐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그 시대의 특유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모차르트의 곡들이 장면마다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극장 안을 가득 메운 음악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다시 한번 이 영화가 왜 ‘명불허전’의 명작인지 깊이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보는 내내 몰입했고,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아마데우스의 OST를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하면서 듣고 있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살리에리의 열등감과 고통에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분명 악역에 가까운 인물이었지만, 도무지 미워할 수 없었습니다. “왜 나에게는 재능을 주지 않고, 그를 알아보는 눈만 주셨습니까?”라고 절규하던 살리에리의 외침은 어린 저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철저히 살리에리의 시선으로 전개되며, 살리에리의 눈을 통해 모차르트를 보게 되고, 어느새 그의 감정에 동화되어 버립니다. 살리에리의 시선을 통해 본 모차르트는 분명 천재지만, 동시에 경박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너무 특이하고 기이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개봉을 통해 다시 본 아마데우스 속 모차르트는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자꾸 외로워 보였습니다.
모차르트는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가졌지만, 정작 살리에리가 가진 그 어떤 것도 갖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인정, 안정된 삶. 그런 것들을 그에겐 없었습니다. 그의 재능을 진심으로 알아봐 주고, 묵묵히 지켜보며 인정해 준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질투심에 사로잡힌 살리에리뿐이었습니다. 모두가 ‘천재’라며 그를 추켜세웠지만, 실상 그는 사회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외로운 예술가였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끊임없이 파티를 전전하며 허영과 낭비로 허무함을 채우려 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내면의 공허함은 사람을 극단으로 몰아가기에, 그의 행동들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영화 후반, 늘 해맑고 어딘가 나사 빠진 듯 보이던 모차르트가 살리에리의 도움(사실은 함정)이 섞인 손길 속에서 마지막 곡을 완성해 나가던 장면은 너무나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살리에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날 변변찮은 사람으로 본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하며 사과를 합니다. 그 순간, 제 눈에서는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모차르트는 아마도 처음으로 자신과 음악을 같이하는 ‘동료’를 만났다고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살리에리의 의도가 어떠했든, 모차르트에게 그 시간은 참으로 소중한 순간이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늘 ‘와벽한 천재’ 모차르트를 이야기하며 그를 부러워했고, 그의 재능을 놀라워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외로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늘 살리에리의 복잡한 심경에 공감하며, 마치 우리 자신을 투영하듯 그를 이해하려 했지만, 그 이면에서 모차르트가 얼마나 고독했을지를 돌아보는 일은 적었던 것 같습니다.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 속에서 두 인물은 스크린 위를 살아 숨 쉬듯 오갔고, 저는 그들 모두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신으로부터 완벽한 음악적 재능은 받았지만, 그 외의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채 외롭게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 그리고 평생을 자책과 원망 속에서 살아야 했던 살리에리. 두 사람 모두 너무나 안타까운 존재로, 오랜 시간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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