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본정보
개봉일: 2008년 11월 13일 (대한민국)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출연: 카레 헤레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카린 베그퀴스트, 피터 칼버그
국가: 스웨덴
- 낯선 나라에서 온 스산한 동화 같은 영화입니다.
-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 순수하고 강렬했습니다.
-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이끌어 내었습니다.
-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엔딩 장면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 동명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미국 버전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2.줄거리
시리도록 하얀 눈이 늘 내리는 스웨덴의 어느 작은 마을에 외로운 소년 오스칼이 살고 있었습니다. 집 앞 정글짐에 무료하게 앉아서 큐브를 맞추던 오스칼에게 새로 이사를 온 듯한 이엘리가 다가옵니다. 말이 없던 이엘리에게 큐브를 두고 집으로 들어간 오스칼은 다른 날 밤 다 맞추어진 큐브를 정글짐에서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 이엘리와 오스칼은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줍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받는 외로운 소년 오스칼과 창백한 피부와 어딘지 모르게 어른의 손길이 닿아 있지 않은 듯한 들고양이 같은 이엘리는 서로에게 조금씩 중요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그런던 중에 오스칼은 이엘리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처음엔 당황해서 이엘리를 멀리하려 하지만 오스칼에게는 이엘리 말곤 친구가 없었습니다. 마을에서는 계속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엘리를 돌보던 남자마저 사라져 버리고 두 사람에게는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3.감상평
영화 속에서 내내 펼쳐지는 새하얀 눈에 이미지는 깨끗하고, 차갑고, 낯선 느낌을 잘 표현해 주는 중요한 배경 같았습니다.
낯선 나라 스웨덴의 눈이 가득한 거리의 풍경과 추운 날씨가 주는 서늘함은 이국적인 느낌을 더욱 잘 드러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동화 속 공간처럼 눈이 가득한 그곳에서 외로운 소년과 어딘가 신비로운 소녀의 이야기는 마치 눈의 여왕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 내용은 이러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서늘하고 기괴한 느낌도 함께 담고 있었습니다. 뱀파이어 소녀와 외로운 소년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라고 간단하게 소개하기에는 영화는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의 새하얀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이엘리는 아름답다기보다는 창백한 야생의 소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외형적으로는 병약해 보이는 오스칼이 더 고정관념 속 뱀파이어와 닮아 보였습니다. 이렇게 외형적인 부분에서부터 흔한 뱀파이어 영화와는 거리를 두는 것 같았습니다. 유혹을 통해서 흡혈을 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의지해서 피를 공급받는 모습이나, 때론 본인이 직접 마치 들짐승처럼 사냥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피폐한 뱀파이어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흡혈을 제때 하지 못하면 마치 본인의 진짜 나이로 돌아가는 것만 같은 외모의 변형은 강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엘리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엘리는 소녀의 모습을 한채 수백 년을 살아온 뱀파이어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외로운 오스칼에게 이엘리는 그 소년이 정말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영악하게 알고 채워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스칼에게는 자기편이 너무나 필요했던 외로운 소년이었던 부분을 잘 간파하고 다가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였습니다. 이엘리를 돌봐주던 남자의 마지막 선택을 보게 되면 무언가 씁쓸한 느낌이 가득 남는 듯했습니다.
무언가 의도가 있은 게 아닌가 의심이 가득 생기는 이엘리와 달리, 오스칼은 그 나이 또래의 그대로였던 것 같습니다.
자기편이 너무나 필요한 외로운 소년은 자기에게 처음 생긴 친구가 뱀파이어라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어린 소년은 맹목적이기도 하고 때론 잔인하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엘리가 초대를 해야만 집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엘리를 집으로 초대해서 이엘리가 뱀파이어의 저주로 피가 줄줄 나는 상황을 만드는 모습은 어린아이이기에 할 수 있는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소년소녀지만 조금씩 특별한 두 아이의 우정과 사랑은 위태로우면서도 아름답고 어딘가 잔혹한 동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느낌을 낼 수 있었던 건 새하얀 눈의 나라의 배경과 더불어 오스칼과 이엘리를 연기한 두 배우에게도 큰 공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연기같이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활약으로 영화를 더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미국의 리메이크 버전도 보았지만, 다른걸 다 떠나서 두 배우의 이미지와 캐미는 스웨덴 버전을 넘어설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추운 계절이 되면 떠오르는 몇 편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서늘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렛 미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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