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 편지, 푸르른 청춘을 예쁘게 담다.

2025. 11. 13. 18:51영화리뷰/1.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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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본 정보

개봉일 : 2025년 10월 01일  (대한민국)
감독 : 김용환

원작 : 조현아 "연의편지"
목소리 출현 : 이수현, 김민주, 민승우, 남도형

국가 : 대한한국
관람일 : 2025년 10월 29일 
 

- 가수 이수현이 주인공 더빙과 주제곡을 맡았습니다. 
- 네이버 웹툰에서 먼저 보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 국내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 풋풋한 소년, 소녀의 우정을 예쁜 영상과 잘 담아냈습니다.
- 주제곡"연의 편지"가 계속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2.줄거리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온 소리는 당당하고 정의로운 아이였지만, 어쩐지 낯선 환경에 적응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본인의 새로운 자리에 앉아서 힘겨운 전학생활을 시작합니다. 우연히 책상밑에 작은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소리가 그 자리에 앉을 것을 예상한듯 친절한 반친구들 소개와 함께 두번째 편지도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남깁니다. 보물찾기를 하듯 소리는 두번째 편지를 찾으러가고 그렇게 새로운 만남과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3.감상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한창 일본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챙겨보러 다니던 시기라, 국내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솔직히 큰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익숙하게 보던 일본 애니와 비교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막연하게 ‘국내 애니는 아직 조금 아쉽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연히 OST가 담긴 예고편을 보게 된 순간,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영상에 흐르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끌렸고, 결국 네이버 웹툰 원작까지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웹툰의 감성도 마음에 들었고, OST까지 취향에 딱 맞으니 ‘이건 극장에서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 큰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소년·소녀의 우정과 미묘한 감정선, 현실과 판타지의 중간쯤에 있는 듯한 화면 구성들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알고 있는 KTX의 모습, 기차 안 풍경, 그리고 한국적 감성이 묻어나는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맞아, 이건 진짜 국내 애니메이션이야” 하는 느낌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단순한 배경 묘사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흔히 보던 장면들이 애니메이션 안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걸 보니 묘하게 반갑고 따뜻했습니다.

 

 

주인공 소리는 더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옳지 않은 일에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작지만 단단한 소녀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내는 것뿐 아니라, 그 선택이 불러오는 무게까지 스스로 끌어안는 모습은 또래 아이들의 감정과 성장 과정을 너무 잘 담아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순 역시 풋풋한 소년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어 두 사람이 어울릴 때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고 따뜻했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이 부딪히고, 다시 스며드는 그 미묘한 케미가 참 좋았습니다.

 

편지를 단서 삼아 호연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이야기 구조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작은 추리극을 보는 것처럼 단서가 연결되는 순간순간이 재미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정이 깊어지는 방식도 자연스러웠습니다. 현실적인 감정선 위에 살짝 판타지적인 요소가 얹힐 때 느껴지는 잔잔한 매력도 확실히 있었고요. 여기에 귓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OST ‘연의 편지’가 흐를 때마다 영화 속 감정이 한층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연의편지 OST>

 

 

 

사실 큰 사건이 터지거나, 대단한 반전이 나오거나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요소가 없어서 더 담백한 힐링물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는 저절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소리와 동순, 그리고 호연이 지나온 마음의 여정이 조용히 정리되는 순간이라 그런지, 과하지 않은 감동이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무척 피곤했던 평일 밤, 늦은 시간에 찾아간 극장이었는데 영화를 보는 동안 잠깐이라도 휴식하고 힐링하는 기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계속 머물러서, 극장을 나서며 ‘연의 편지’를 이어서 재생하고 집으로 걸어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국내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잘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라, 앞으로도 이런 시도가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자라나고 있을 것 같은 소리, 동순, 호연의 이후 모습까지 괜히 응원하게 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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