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시스터, 현실 반영 100% 잔혹 동화!

2025. 9. 11. 18:47영화리뷰/1.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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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본 정보

개봉일 : 2025년 08월 20일  (대한민국)
감독 : 에밀리 블리치펠트
출현 : 레아 미렌, 테아 소프로흐 내스, 이사크 칼름로트, 플로 파겔리
국가 : 노르웨이, 덴마크
관람일 : 2025년 8월 27일
 

- 흔하게 볼 수 없는 노르웨이+덴마크 영화라서 신선했습니다.
- 신데렐라를 현실적이면서도 실감 나게 변형시켰습니다.
- 단순하게 선과 악을 나누지 않고 모두들 욕망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 왜 19세 이상 관람가 인지 깨닫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 예뻐지기 위한 고통스러운 노력들은 지금도 계속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2.줄거리

엘비라는 어머니와 여동생 알마와 함께 새아버지가 있는 저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녀의 손에는 줄리안 왕자가 직접 쓴 시집이 들려 있었는데, 그 책은 엘비라가 가장 아끼는 책이자 결혼하고 싶은 이상형인 왕자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새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으로 인해 엘비라에겐 아그네스라는 의붓언니도 생깁니다.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마음에, 엘비라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순간들을 견뎌내며, 예뻐지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이어집니다. 한편 줄리안 왕자의 생일파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엘비라는 점점 더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예뻐지기 위한 엘비라의 집착은 과연 결실을 맺어 왕자와의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3.감상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강렬한 포스터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고, ‘신데렐라의 여동생’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함께 만든 작품이라 처음엔 언어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곧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오히려 신선한 매력을 더해주었습니다. 흔히 접하기 힘든 북유럽 영화라 그런지 더욱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엘비라가 예뻐지기 위해 감내하는 수많은 고통과 노력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역시 피부과 시술이나 성형수술처럼 아픔을 동반하는 순간들을 견디며, 그 너머의 달라진 모습을 상상하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집착과 인내가 더욱 와닿았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위해서 결국 벌레를 먹게 되는 장면에서는 섬뜩함 속에서도 묘한 공감이 일었습니다. 우리는 직접 벌레를 먹지는 않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몸을 혹사시키며 ‘자신을 갉아먹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엘비라의 외모가 점점 예뻐지는 모습을 보며 ‘역시 고생은 헛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것이 집착으로 변해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르는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게다가 그 대상이 별볼일 없는 무매력 왕자라는 점은 더 씁쓸했지요. 어린 소녀였던 엘비라는 올바른 롤모델도 없이, 책 속 왕자님과 결혼해 행복해지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자신을 갈아 넣으며 집착했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잔혹 동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 같았습니다.

 

 

바디호러라는 장르답게 다소 잔혹한 장면들이 나오긴 했지만, 단순히 충격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드러내는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은 누구 하나 선하지 않습니다. 착하지 않은 신데렐라, 천박한 부유층 귀족들, 인성 부족한 왕자,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존재인 매정한 엄마까지. 결국 엘비라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자기 욕망에만 충실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동화의 결말을 그대로 따라가는 마지막을 보면서, 엘비라가 안쓰럽다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그나마 정상적이고 현실적인 시선을 가진 여동생 알마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둘은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좀 더 넓은 곳에서 온전한 자신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눈을 찡그리게 만드는 잔혹한 장면도 있었고, 깜짝 놀랄 만큼 선정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영화 전반에는 묘한 슬픔이 깔려 있었습니다. 어리숙한 어린 소녀의 환상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또 그토록 원하던 환상이 사실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깨닫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엘비라처럼 그런 순간들을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처절하게 계단을 내려가는 엘비라의 모습에서 눈물이 글썽였던 것 같습니다.

 

낯선 언어와 낯선 배우들이 그려낸 잔혹한 신데렐라 동화였지만, 끝내는 슬픈 공감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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