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길을 잃은 이야기 속 강동원의 고군분투

1.기본 정보

개봉일: 2024년 05월 29일 (대한민국)
감독: 이요섭
출현 :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탕준상, 김홍파, 김신록, 이동휘, 정은채
국가: 대한민국


- 기대를 안고 개봉날 보았습니다.
- 족구왕, 범죄의 여왕을 만든 이요섭 감독의 작품입니다.
- 강동원은 그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 2009년 홍콩 영화 "엑시던트"가 원작인 영화입니다.
- "독전", "도둑들"이 되지 못한 이유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2.줄거리

영일(강동원)은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로, 그의 치밀한 계획 덕분에 모든 죽음들이 우연한 사고로 보인다. 어느 날, 영일은 그의 팀원과 함께 모두가 주목하는 유력 정치 주성직을 사고사 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은 느낌이 들었지만, 영일은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영일과 그의 팀은 자연스러운 사고사로 보이게 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나 계획을 실행하는 날,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영일이 준비한 완벽한 설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영일과 그의 팀은 점점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노리는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인가?
 
 

3.감상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충무로의 기대주였던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강동원의 조합은 영화를 개봉날 달려가서 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영화는 홍콩영화 "엑시던트"가 원작이었던 영화였습니다. 과거 홍콩영화 "독전" 한국적 각색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크게 성공했던 기억이 있어 "설계자"역시 새로운 성공스토리가 될 것인가 기대를 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사고들이 누군가의 정교한 계획하에 만들어진 의뢰라는 소재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사고가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조작된다는 소재는 박광현감독의 "조작된 도시"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조작된 도시"는 조작이 된 주인공이 가해자를 향해 통쾌한 복수를 하는 내용이라면 "설계자"는 반대로 가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의뢰를 받아 사고사를 만들어내는 설계자들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는 청소부가 존재한다고 확신한 주인공 영일은 끊임없이 청소부의 타깃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느끼고 주변의 모든 상황 사람을 의심합니다.

영화는 그렇게 점점 피폐해 가는 영일을 따라가며, 그가 느끼는 답답함, 예민함, 고독감을 관객에게 계속 따라가게 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가 직접 자수를 하게 하는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느꼈던 부분은 아쉬움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는 매력적인 배우들을 많이 모아놓고 어떻게 쓸 줄 모르고 헤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히든캐스팅이었던 이종석 배우마저 그 역할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각각의 인물에게 서사를 주고 그걸 담고 풀어내기엔 영화는 관객에게 그리 끌리지 않는 이야기를 자꾸 반복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영일이 끊임없이 의심하고 청소부를 찾아다니는 것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른 캐릭터들이 그냥 단순하게 방치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배우를 저렇게만 쓴다고? 하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강동원 배우는 홀로 고군분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민하고 어두운 인물을 잘 잡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김신록배우도 인상 깊었습니다.

제2의 "독전"이 될 수 있었는데 이야기의 부실과 캐릭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영화는 마무리되었습니다.